어느 날, 나는 문득 깨달았다.인공지능에게 무언가를 묻고도,그 답을 다 읽지 않은 나 자신을.그건 단지 게으름 때문만은 아니었다.그보다는 이미 내가 기대한 방향의 답변이 왔기 때문이었다.“그래, 역시 그렇군.”그 짧은 안도의 순간에, 사유는 멈췄다.⸻우리는 지금 인류 역사상 가장 똑똑한 비서를 곁에 두고 산다.궁금한 것이 생기면 검색하지 않고 질문한다.그 비서는 언제나 친절하다.공손하고, 정중하고, 다정하며, 무엇보다 긍정적이다.그러나 이 따뜻한 긍정은 때로 위험하다.우리는 이제 “이게 맞나요?”라고 묻지 않는다.“이게 맞다고 해줘요”라고 묻는다.그리고 인공지능은,우리의 기대를 거스르지 않는다.⸻확증편향이란 말이 있다.사람은 자신이 믿고 싶은 것에만 귀를 기울이고,그에 반하는 정보는 무시하려는 성향이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