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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인이론과 피그말리온 효과: 사회가 인간을 규정하는 방식

우리는 살아가며 수많은 평가를 받고, 또 평가합니다. “쟤는 원래 그래”, “착한 아이야”, “문제아야” 같은 말들이 자연스럽게 오가는 사회 속에서, 과연 우리는 얼마나 자유롭게 자기 삶을 살아가고 있을까요? 오늘은 이러한 사회적 평가가 개인의 정체성과 행동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설명하는 두 가지 이론, 낙인이론과 피그말리온 효과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낙인이론(Labeling Theory) – 사회가 부여한 이름표낙인이론은 사회학자 하워드 베커(Howard Becker)가 제시한 이론으로, 사회가 특정 개인이나 집단에 부여하는 '낙인'이 그들의 행동과 정체성에 영향을 준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 아이가 단 한 번의 실수로 ‘문제아’라는 낙인을 받았다고 해봅시다. 주변 사람들의 의심,..

AI와 창의성 2025.03.24

인공지능은 왜 친절한가 – GPT가 보여주는 말의 태도에 대하여

어느 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인공지능과 대화를 하다 보면, 그것이 너무나도 친절하다는 사실을 말이죠.비꼬지도 않고, 화내지도 않고, 기분을 상하게 하지도 않아요.질문이 조금 어색하거나 모순되어도, “그건 잘못됐어요!”라고 단언하지 않습니다.대신 이렇게 말하죠.“그럴 수도 있지만, 이렇게도 생각해볼 수 있어요.”처음엔 단순한 사용자 경험 설계로 생각했습니다.하지만 그 안에는 조금 더 깊은 ‘말의 태도’에 대한 철학이 담겨 있었습니다.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말투GPT를 비롯한 생성형 AI들은 사람처럼 말합니다.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그 말투에서 사람보다 더 사람다운 태도를 느끼곤 하죠.비판은 부드럽고, 격려는 따뜻합니다.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감정을 배려하는 방식으로 대화를 이어갑니다..

AI와 창의성 2025.03.23

당신은 신과 같습니다 — ‘고맙습니다’라는 말의 어원과 한국인의 마음

언어는 단순한 소통의 도구일까요? 아니면, 인간 존재의 가장 깊은 무의식을 드러내는 창일까요?우리는 매일같이 누군가에게 “고맙습니다”라고 말합니다.하지만 그 말 속에 담긴 진짜 의미를 생각해본 적 있나요?  '고맙습니다'라는 말의 뿌리‘고맙습니다’는 순우리말입니다. 한자어 ‘감사합니다’와는 다르죠.그 어원을 살펴보면 더 흥미롭습니다. ‘고맙습니다’는 **‘곰’ + ‘답습니다’**로 이루어진 말입니다.여기서 ‘곰’은 단지 동물이 아닙니다. 고대 한국어에서 ‘곰’은 검다, 즉 보이지 않는 신적인 존재를 뜻합니다.  예를 들어,거미 = 검 + 이개미 = 감 + 이가물치 = 감 + 을치모두 어두움, 신비, 보이지 않음을 내포한 이름입니다.그리고, 단군신화에 나오는 **‘단군왕검’**의 ‘검’도 같은 뿌리를 가지..